* 이 포스팅에서 개별 및 직영 공사를 편의상 '셀인'으로 칭한다.
1. 셀인의 목적 - 경제적 비용 절감(X), 고급 인테리어의 가성비 구현(0)
셀인의 목적을 단순히 경제적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공사 후 심신은 심신대로 피폐해지고, 돈은 돈대로 나갔다는 생각에 억울 or 우울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경제적 비용 절감의 목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셀인의 목적은 무조건 싸기만 한 인테리어라기 보다 '상대적'인 비용 절감이라고 봐야 한다. 즉, 인테리어 자료 찾다 한없이 높아진 눈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비용 대비 고급진(?) 인테리어를 하기 위함인 것이다.
셀인으로 비용을 절감한다는 의미는 턴키 비용에 포함되는 감리 비용, AS 비용, 업체 마진을 아끼는 대신, 절감되는 비용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내가 져야 한다하는 뜻이다.
즉, 공정 간 원활한 연계로 하자 없는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내가 공정 전반을 잘 알고 있어야 감리 역할을 할 수 있고, 진짜 하자의 보수 비용,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잘못된 시공의 재시공, 혹은 변심에 의한 재시공 등 모든 잠재적 AS 비용도 내가 부담해야 하며, 턴키 업체의 마진을 아끼는 만큼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챙기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인 댓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2. 견적 산출시 주의점
1) 턴키 비용에는 공사 비용 외에 감리비, AS 예비비, 기타 잡비, 업체 마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셀인으로는 이런 비용들을 아낄 수 있으므로 감리의 역할도, 감리에 대한 책임도 본인 부담, 잠재적 AS 비용도 본인 부담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감리의 역할 및 범위는 공사 전체 일정 수립 및 원활한 운영, 공정과 공정 사이의 원활한 연계(공정 간 경계의 깔끔한 마감을 위한 선공정과 후공정의 협업 조율), 하자 발생시 요청 및 AS 스케쥴 잡기, 전체 디자인을 염두에 둔 공정별 특이사항 점검 및 유의하상 숙지...정도이다.
2) '평당 얼마에요?' 식의 천편 일률적인 접근은 무의미하다. 같은 평수여도 도배, 마루, 씽크대, 화장실 덧방 공사 등 구조 변경 없이 기본적인 마감 공사로 끝내는 경우와, 확장 샷시 교체, 시스템 에어컨 추가, 화장실 올 철거에 무문선, 무몰딩, 올 도장 등의 고급 옵션이 추가된다면 견적인 완전히 다르게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러프한 선에서 얘기해 보자면, 평당 100은 내가 마이너스 옵션 공사하던 2013년 즈음의 수준이고 요즘은 인건비, 자재비 상승으로 기본 공사의 수준이 평당 120~130 수준인 듯 하다.
견적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예산부터 정하고, 어떤 공정을 넣을 지 범위를 정하고, 각 공정의 공사 방식을 많이 공부해서 잘 마감된 경우와 부실 시공된 경우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키운다. 무엇보다도 많이 공부해서 작업자의 실력을 보는 눈을 키워서 인건비를 깍지 말고, 자재를 타협하는 편이 훨씬 낫다. 특히 타일은 타일이 얼마나 고급이냐 보다 작업자의 실력이 마감 퀄리티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공정이므로, 예산이 제한적이면 타일은 가성비로 고르더라도 타일러는 반드시 실력자를 섭외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누가 하든 언제든 실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실수에 대응하는 태도가 작업자의 실력과 수준을 말해준다. 내가 겪어본 작업자 분들의 경우, 실력이 좋으신 분들은 대부분 인성 면에서도 배울 점이 무척이나 많은 분들이었고, 이런 분들의 인건비는 절대 깎으면 안 된다.
3) 공정당 견적 산출 방식: 품, 일당, 평당 계산
품은 용어 편에서 설명했지만, 기술자가 하루 8시간 일하는 비용을 뜻하며 메인 기술자인 기공은 통상 25만원, 보조 기술자인 준기공은 15만원 정도이다. 같은 품이라도 하루 동안 노동의 강도나 디테일이 천차만별일 수 있어 세부 공정의 품목 당 단가를 정해 견적을 산출하시는 작업자 분들도 있고(ex. 철거, 목공, 전기, 필름), 평당으로 계산하는 공정도 있다.(ex. 타일, 마루, 도배) 중요한 건 견적을 비교할 때 절대적인 금액이 무조건 싼지 비싼지를 볼 게 아니라, 세부 공정별 내역에 따라 합리적으로 책정이 되었느냐이다.
4) 인테리어의 진리: 예쁜 건 비싸다. 그러나, 비싸다고 반드시 예쁜 건 아니다.
'비싸다고 반드시 예쁜 건 아닌' 경우에 포함되지 않으려면, 공부를 많이 하는 수 밖에 없다.
3. 공정 짤 때 주의점
1) 공정 사이 최소 하루씩 여유 두기
셀인은 공사 중 어떤 변수가 발생할 지 모르므로, 공정과 공정 사이 최소 하루는 여유로 비워두어야 한다. 한 공정에서 하자가 났거나, 예상치 못하게 작업일 수가 늘어나거나, 변수가 발생했을 때 최소한의 대처 가능 날짜를 확보해 두고, 무탈하게 지나갔다면 다음 공정을 위한 청소나 밀린 폐기물 처리, 혹은 쉬어가면서 다음 공정 준비물 재확인, 작업자 분들 간식 채워놓기 등으로 보내면 된다.
2) 제한된 시간에 공정을 끼워맞춰야 할 때 주의점
기본적으로 모든 공정 작업자들이 작업일이 겹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부득이하게 공기를 줄이려면 소음이 큰 시공과 덜한 공정, 겹칠 수 있는 공정과 없는 공정을 파악해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공정 일정을 짠다.
통상 철거, 샷시, 목공은 소음이 커서 주말에는 절대 진행하면 안 되고;; 페인트, 타일, 필름, 도배가 소음이 덜한 편인데 아파트에 따라 주말에 인테리어 공사 차량 진입 자체를 막는 경우도 있다. 또한, 목공과 전기는 병행해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목공과 타일은 관련 장비가 엄청나게 크고 다양한데다, 시공 자재의 부피가 어마어마해서 겹쳐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외 어떤 공정이든 부득이하게 겹쳐질 경우 사전에 각 공정 작업자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현장 내부에서 작업 공간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
3) 폐기물 처리
턴키일 경우 신경쓸 필요 없지만, 셀인이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매 공정마다 많은 폐기물이 생겨나지만, 그 중 최대 유발 공정은 철거, 목공, 타일 정도이다. 통상 철거는 철거 업체에서 가져가고, 목공은 섭외한 목수님에 따라 견적에 폐기물 비용 처리시키고 가져가기도 하는데, 안 가져가실 경우 목수님께 여쭤보면 폐기물 업체를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타일은 보통 안 가져간다. 대부분의 공사 폐기물이 그렇지만, 타일 폐기물도 무게나 내용 면에서 일반 개인이 처리하기에는 난이도가 엄청 높다. 후반 공정인 필름과 도배는 폐기물 양이 많은 편이긴 한데 대체로 종이류라서 (필름 이형지, 예전 집 도배지 정도) 100리터 소각용 쓰레기 봉투 넉넉히 준비해두면 가져가주신다. 한 공정 후 나온 폐기물이 업체를 부르기 애매한 양이면 다음 공정에 방해가 안 되는 곳에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업체를 불러 처리한다.
4. 공사 시방서
시방서가 거창한 게 아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거나 직장에 출근해야 해서 작업자분들과 소통할 충분한 시간이 없을 때 공정별 주의 사항이나 원하는 바를 문서화 혹은 시각화해서 현장에 붙여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매우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재시공이나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다.
5. 화이트의 이질감
문 색깔, 걸레받이, 도배지, 필름, 페인트 등 마감과 마감이 만나는 곳에 마감재별로 다른 화이트의 이질감은 의외로 큰 인테리어의 복병이다. 각 공정마다 마감재의 샘플을 조금씩 얻어서 선공정과 후공정끼리 화이트가 잘 맞는지 미리미리 맞춰볼 필요가 있다.
6. 기타 준비물
공업용 청소기: 공사시 발생하는 분진은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스케일 디테일 모두 비교할 수 없음. 한 공정 후 다음 공정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선 공정의 흔적을 가능한 한 깨끗이 지우고 청소를 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필름 공정 등은 먼지 많으면 하자 확률 높음
근처 철물점 및 목재상 알아두기: 공정 중 작업자 분들께 갑자기 재료를 사다 날라야 하는 경우도 있음. 특히 타일 잔재, 타일 본드 쓰다 남은 것 등 일반 소각용 봉투에 넣어도 안 되고 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불연성 마대 판매처를 꼭 알아두어야 한다.
간식: 너무 정성스럽게 준비해 둘 필요도 없지만, 작업자 분들의 기호를 어느 정도 파악해서 배려해 주는 간식이면 좀 더 잘해주실 수도 있음. 현장은 분진이 엄청나기 때문에 최대한 손대지 않고 한 입에 넣을 수 있는 형태의 간식을 좋아하신다고 한다.
참고할만한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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